이 책은 우선 목차를 볼 필요가 있습니다.
01 팬
최애를 찾아라!
덕질│ 최애 │ 팬덤명 │ 팬튜브 │ 팬픽 │ 위버스 │
손민수 │ 회전문 │ 인생네컷 프레임 │ 캐릭터 상품
우리 연락하고 지내요, 프라이빗 메시지
02 장르
케이팝은 대체 어떤 음악인데요?
파트 분배 │ 킬링파트 │ 컬러 코드 가사 │
청순 │ 걸크러시 │ 청량 │ 컴백 │ 염색
K-POP 속에 담긴 진짜 ‘K’의 전통
03 포지션
아이돌 그룹에도 스포츠 팀처럼 포지션이 있다?
비주얼 담당 │ 비주얼 메보 │ 애교 담당 │ 예능 담당 │ 막내온탑 │ 맏내 │
셀프 프로듀싱 아이돌 │ 나이에 따른 컨셉 변화
나이가 만드는 그룹 속 케미스트리, 맏이와 막내
04 안무
케이팝 댄스가 탄생하기까지의 모든 순간들
연습실 │ 안무가 │ 안무 저작권 │ 큐피드 챌린지 │ 챌린지 품앗이 │ 2배속 댄스
당신도 할 수 있어요, 랜덤 플레이 댄스
05 연습생
별이 되기 위한 기나긴 인내의 시간, 연습생의 길
오디션 │ 해외투어 오디션 │ 캐스팅 │ 다이어트 │ 연습생 비용 │
인성 평가 │ 월말 평가 │ 데뷔조 │ 기획사 서바이벌 프로그램 │ 데뷔조 탈락
연습생은 연애 금지!
06 음악방송
음악방송 촬영 날, 아이돌의 하루
엔딩요정 │ 음악방송 순위 │ MC │ 직캠 │ 앵콜 │ 립싱크 │
라이브 스트리밍 │ 시상식 │ 연말 가요제 │ 인기가요 샌드위치
아이돌들이 스포츠 경기에 출전한다고?
07 숙소
작은 숙소에서 큰 꿈을 키우다
숙소 │ 매니저 │ 팬매니저 │ 가사도우미 │ 학생이지만, 아이돌입니다
K-Pop은 이제 World-Pop!
08 앨범
케이팝 팬들은 왜 앨범을 여러 장씩 살까?
초동 │ 스밍 │ 타이틀곡 │ 팬싸컷 │ 포카 교환 │ 시즌그리팅 │ 예절샷
케이팝 앨범이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09 팬사인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아이돌 팬사인회
악개│ 팬싸템 │ 포스트잇 질문 │ 예쁘게 보여야 해 │ 아 진짜요? │ 띔 │ 무릎 꿇기
휴대폰 속 아이돌과의 행복한 만남, 영통팬싸
10 콘서트
팬들과 아이돌이 함께 만드는 최고의 케이팝 축제
티케팅 │ 응원법 │ 응원봉 │ 팬송 │ 콘서트 무비 │ 팬송 │
대학 축제 │ 해외투어 │ 팬미팅 콘서트 │ 기획사 콘서트
아이돌이 가장 열광적으로 환영받는 곳은?
11 조공
뭐든 주고 싶어, 케이팝 조공 문화의 명과 암
밥차 │ 역조공 │ 총대 │ 아이돌 숲 │ 별도 달도 따줄게 │
쌀화환 │ 브랜드 앰배서더 │ 생일 광고 │ 또 다른 생일 카페
최고의 생일을 만들어줄게, 생일 카페
12 사생
팬심이 아니라 범죄, 사생
사생 택시 │ 사생 스폰서 │ 홈마 │ 숙소 보안 │ 공항 패션 │ 경호원
아이돌의 빛나는 공항 출국길에 드리운 그림자
13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당신의 아이돌에게 투표하세요!
주제가 │ 등급 │ 트레이너 │ 재데뷔 참가자(중고 신인) │
역할 쟁탈전 │ 역할 밀어내기 │ 피디픽 │ 악마의 편집 │ 투표해 주시면 황금을 드립니다
끝이 정해진 사랑, 프로젝트 그룹
만약 여러분이 여기 목차에 있는 내용들 중에 80% 이상 자신있게, 정확하게는 아니더라도 대략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라고 하면 이 책이 필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당신은 케이팝에 대한 이해가 남다른 사람이거나, 엔터 계에서 일을 하고 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속된 말로 얘기하는 '씹덕'일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왜 이렇게까지 얘기하냐하면 목차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책은 K-POP의 주축이 되는 돌판의 용어들에 대한 백과사전...까지는 아니고 용어 풀이와 함께 파트 별로 간단하게 저자의 해설이나 견해를 살짝 곁들인 책이거든요. 그래서 굳이 이 용어들에 대해 알고 있는 전문가들이, 팬들이 이 책을 '굳이 사서 읽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되려 머글들한테 추천할만 하죠. 저 놈의 돌판은 무엇이며, 케이팝은 과 그 팬들은 도대체 뭐하면서 지내고 있는 것인가. 이런 거 궁금해하시는 분들한테 추천할만하다.
반대로 얘기하면 머글들한테 설명은 해야겠는데 뭐라고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라고 하는 고인물들에게 추천할만한 책입니다. 용어 풀이가 너무 길지도 않고 적당히 필요한 내용을 잘 담고 있거든요. 여담으로 요즘 트로트 팬덤도 아이돌 못지않게, 때로는 아이돌 팬덤을 능가하는 화력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몇몇 파트는 트로트 팬덤에게도 필요한 내용이기는 합니다. 극히 일부분이긴 하지만요. 앨범, 콘서트, 조공 파트 정도는 트로트 팬덤한테도 유용한 내용이 될 수 있습니다.

근데 이 책이 말이죠. 몇몇 내용은 빠져야하거나 굳이 집어넣었나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제일 지저분한 게 '장르' 파트인데 저자 분이 뭘 얘기하고 싶은 건지 모르겠어요. '장르'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컨셉'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부터가 정립이 안 되어 있으니까 저 파트 통째로 그냥 총체적 난국입니다. 목차 제목을 바꿔야하는 게 차라리 나을 판입니다 저건.
그리고 컨셉 얘기하는데 들고 나온 게 '청순', '청량', '걸크러쉬'면 이 책이 2025년 책이 아니라 2020년 책이라고 모르는 사람들한테 속여도 믿을 걸요? 청순과 섹시라는 이분법으로 걸그룹들을 구분하는 건 3세대 때 이미 종말했어요. 지금의 걸그룹들은 자기 주체적인 태도, 나르시시즘, 몽환, 쇠맛, 세계관 등등 얼마나 다양한 컨셉과 아이덴티티가 따라 붙습니까. 이게 아무리 돌판과 케이팝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설명해주기 위한 책이라고 해도 너무 동떨어져 있어요. 이건 그냥 케이팝이 지나온 역사의 어떤 일부분을 서술한 것. 좋게 봐줘도 이 정도? '청량' 하나 정도는 지금도 유효하겠네요. 책의 2판이 혹시 나온다면 장르와 컨셉 파트는 재정비가 시급하다.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얘기를 하다보니 '비주얼 담당', '애교 담당', '예능 담당' 이거도 2세대에서나 자주 듣던 얘기 같은데. 그리고 이런 무슨 담당은 3세대 이후로 종말하지 않았나요? 요즘 아이돌들 메보니 리드댄서니 뭐니 포지션도 안 따지는 시대인데 이건 또 무슨. 그냥 '그땐 그랬지' 정도의 내용으로 봐주셔야 할 것 같네요.
안무 파트에 있는 '큐피드 챌린지'도 읽는 사람들 관점에 따라서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많고 많은 챌린지 중에 왜 큐피드인가. 피프티피프티의 큐피드를 집어넣은 이유가 아티스트가 주도한 챌린지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만든 챌린지가 퍼져서 가수까지 떴다라는 사례로 소개하더라고요. 바로 뒤에 나오는 '챌린지 품앗이'까지 생각해본다면 '아무노래 챌린지' 내용이 없다는 게 납득이 안 되네요. 지금 돌판에 별의 별 챌린지 열풍을 불어 넣은 것도 모자라서 컴백하면 억지로 별의 별 챌린지를 하게 된 원흉이 바로 '아무노래 챌린지' 아닙니까. 언질이라도 조금 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네요. 그럼에도 필요충분한 내용은 웬만해서는 담겨있으니 혹시라도 이 놈의 돌판과 케이팝 시장은 도대체 뭐하는 동네인가 정말로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치신다면 한 번 읽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정리)
- 머글한테는 추천, 케이팝 고인물한테는 비추천
- 다만 고인물이 머글한테 돌판 용어를 설명할 책이 필요하다면 추천
- 일부 내용은 현 시점에서 다소 뒤떨어져 있거나 부족한 부분이 있어 주의 요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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